지난주부터 읽었던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을 지난 금요일에 다 읽었다.
보통 340페이지 책인데 이 책도 100페이지 많은 440쪽이라 시간이 꽤 걸렸다.
부의 감각이라 해서 부자들의 자기 계발서로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소비와 지출에 관한 책이다.
내년까지 1억 모으기 위해 나의 지출에 대해 점검하고 가이드를 만들고자 구매한 책이다.
책의 특징은 챕터마다 사실을 기반으로 한 픽션을 들려주고 그 내용에서 사람의 지출에 대한 심리를 지적한다.
이 픽션의 내용이 우리 일상에 소비 형태를 그대로 보여줘서 재밌다.
사람은 소비에서 즐거움을 얻지만 돈을 내는 지출이란 행위에 고통을 느낀다고 한다.
고통을 줄여 주는 것 중 하나가 신용카드라고 저자는 말한다. 신용카드는 소비한 즉시 지출이 이뤄지지 않고 다음 달로 미루는 후불이다.
소비와 지출 사이의 시간이 늘어날수록 고통은 줄고 심지어 공짜라 생각되기 때문이란다.
특히 신용카드 명세서에 내야 할 돈이 모두 합쳐져 있다. 합친 금액으로 낭비를 했는지 간과하게 만들고 지출의 고통도 줄여 준다. 그래서 신용카드가 소비를 늘리는 도구라고 한다. 지출을 줄이려면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사용하라는 이유다.
우리는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고 있는가? 저자는 아니라고 한다.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지출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정가 5만 원과 값을 올린 후 할인(%)이 된 5만 원 중에 후자를 선택하고 즐거움을 느끼는 게 우리다.
이걸 상대성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후자가 기분이 낫지만 결국 5만 원을 지출한 건 똑같다.
상대성은 자동차 구매할 때 특히 돋보인다. 3천만 원짜리 차량을 구매하는데 100만 원짜리 옵션을 싸게 여긴다.
가볍게 생각하고 불필요하더라도 구매를 결정한단다. 그냥 100만 원짜리 물건을 산다면 지출의 고통 때문에 고민할 텐데 말이다.
책에서 제일 재밌게 봤던 예시 중에 열쇠 수리공에 대한 얘기가 있다.
문이 고장이 나서 열쇠 수리공을 불렀는데 1~2분 만에 너무 쉽게 열러 버리고 200달러를 요구한 것이다.
너무 빨리 해결이 되어서 비싸다고 생각이 하면서 만족하지 못한다고 한다.
반면 능숙하지 못한 수리공이 40분이나 헤매어 겨우 열고 200달러를 요구한다면 팁까지 줄 정도로 만족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여기에 우리는 합리적이지 않게 노력을 가격의 가치에 넣어 버린 오류를 범한 것이다.
능력 있는 열쇠 수리공은 이제 것 자신이 해온 일의 노력과 전문성으로 그만큼의 가치를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문을 열고 들어가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자신의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 40분이나 문을 열지 못하고 집에 못 들어간 낭비되는 시간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2분 안에 열어 주며 시간을 아껴준 열쇠 수리공에게 돈을 더 지불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은가
우리가 받는 서비스의 작업 시간이 짧을수록 전문성이 있는 것이다.
작업 시간이 길어야 노력한 것이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은 비이성적이다.
노력을 가격의 가치에 포함시키지 말아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제품에 대해서 제대로 된 가격을 우리는 판단할 수 없다.
예로 애플의 아이패드가 처음 공개되었을 때 스티브 잡스는 999달러라고 알렸다.
세상에 처음 나온 제품이라 이게 비싼지 합리적인지 우린 알지 못했다. 출시일에 499달러로 세상에 나왔다.
사람들을 열광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499달러로 알렸다면 이런 반응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애플이 장사는 기가 막히게 잘한다. 지금 이 글도 애플 맥북 에어로 작성 중이다.
이 외에도 제의, 기대치, 손실회피, 공정함, 앵커링 효과 등도 비이성적으로 가격을 판단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한다.
마지막 장에 저자는 정답을 확실하게 제시하지 않는다.
우리의 이런 소비에 대한 심리를 제시하고 스스로 답을 찾길 바란다.
기회비용, 편익, 즐거움 이 세 가지를 가격 판단의 기준으로 여기고 신중히 판단하라고 독자에게 떠맡긴다.
그럼에도 <댄 애리얼리 부의 감각>은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다.
쿠폰, 할인, 1+1, 포인트 등에 혹해서 소비를 하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하길 바란다.
할인을 받은 금액을 아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물건에 지불한 돈을 생각해야 한다.
필요한 물건을 산 건지, 이 물건을 사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더 일해야 하는지 기회비용을 잘 따져야 한다.
책을 통해 소비와 지출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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